“통영은 남편 윤이상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윤이상 선생이 통영 땅을 밟지 못하고 독일에서 숨을 거둔 이후 국내외 언론과 일체 접촉하지 않았던 미망인 이수자 여사가 남편과 그의 고향 통영에 대해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마산MBC는 1월 23일 중국 베이징 시내의 한 호텔에서 이수자 여사와 단독 대담을 가졌다.

윤이상 선생과의 첫인상에 대해 이수자 여사는 “처녀 시절 처음 만난 남편 윤이상은 건강이 아주 안좋았지만 문학적으로 성숙한, 그리고 다정다감한 노총각 선생이었다”며 운을 뗐다.

결혼 이후 정씨와 씨 두명의 자녀를 두자 마자 6년이 채 못돼 남편 윤이상은 독일 유학길에 올랐고 이 여사는 고국에서 혼자 남아 자녀를 키워야 했다.

이 여사는 “부산에서 남편의 성공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유명하게 될 것을 바란 적도 없었다”며 “선생의 진실하고 성실함을 사랑했기 때문에 성공하지 않았어도 남편을 생각하는 마음은 똑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이상과 이수자 여사 모두에게 엄청난 시련을 안겨다 준 동백림 사건에 대해 이 여사는 “남편에게서 빨갱이를 못 느꼈고 민족정신과 정의와 역사편에 서 있는 것만 느꼈다”며 혹독했던 당시의 고문과 회유, 전 세계 음악인들과 독일의 지성인들이 한마음으로 들고 일어나 구명운동을 펼쳤던 일, 석방된 후 몇차례 시도하다 실패한 귀국 이야기 등을 회고했다.

이 여사는 특히 “남편의 고향인 통영에 자신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며 “하지만 통영에 대해서는 그릴 듯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으로부터 통영의 모든 것을 닳고 닳을만큼 들었기 때문이다.

이 여사는 “남편 윤이상이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민족주의자로 또 동서양을 아우른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공하게 만든 그의 모든 예술세계와 삶의 철학과 사상은 모두 통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윤이상 선생은 비록 통영에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의 구명운동을 주도하고 그의 음악을 사랑한 많은 친구들은 통영을 한번씩 다녀갔다”고 말했다.

선생의 고향에서 선생을 기리기 위해 개최되는 통영국제음악제에 대해 이 여사는 “고향사람들이 통영의 아들 윤이상을 잊지 않고 뜻을 기려 음악제를 만들고 애쓰는 모습에서 감격했다”며 “유가족으로서 아직 미흡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 음악제 관계자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발췌/통영연합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