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는 본 사이트를 운영하기에 일때문에라도 자주 섬을 방문하게 된다. 엊그제는 욕지도로 향했다. 욕지도 바로 앞 낚시점에 볼일 있어 갔는데 일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욕지도 여객선선착장에서 하루 2편 뿐인 배시간을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욕지도 여객선선착장에는 때가 때인 만큼 선착장 건물 내 반쯤을 욕지도 고구마('고매'는 고구마의 사투리) 박스포장이 쌓여 있었다. 그 옆으로 나이드신 노인분들이 또 다른 고구마박스를 내려놓기 위해 한가득 실은 구루마를 대고 계셨다. 고구마를 선착장 앞까지 차곡차곡 내려놓으시고 바로 앞 바다를 향해 땀을 닦으며 바로 앞 한가로이 놓인 의자에 앉으셨다.

통영시내에 살지만 자주는 오지 못하는 곳인지라 고구마를 보니 어머니 생각이 떠올라 가격을 물어봤다. 그러나 그는 내 질문을 듣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듣지 못하시는 것인지.. 바다만 바라 보더니 구루마를 끌고 다시 온 길을 되돌아 갈 뿐이였다.

어릴 쩍 운영자는 이 글이 제목에 적힌 단어 '욕지 물고매'란 말을 익숙하게 들었다. 이는 별로 좋은 어감을 주는 단어는 아니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놀이등을 할 때 늘상 술래가 되는 친구나 그 친구로 인해 놀이게임에서 질 경우 우리들은 그 친구를 '욕지 물고매'라고 놀렸던 기억이 아련하다.

아마도 '욕지'라는 단어에 '고구마'라는 단어가 붙어서 한 단어를 이룬 것을 보면 그 단어가 주는 어감이 좋든 나쁘든 운영자가 어릴 때에도 욕지도에서는 고구마가 꽤나 유명했나 보다. 식어버린 자판기 커피를 마저 다 마시고 차곡차곡 쌓여 있는 욕지도 고구마박스를 멍하니 바라보며 있는데...

부웅~~~~~~~~~ 하며 소리를 내면서 욕지도 카훼리가 들어오고 있었다.

바다바람때문이라고 했다. 예전 욕지도를 찾았을 때 욕지도에 민박을 하던 지인이 말하기를.. 욕지도 고구마는 바닷바람을 물씬 맞고 자라기 때문에 그 당도라든가 맛이 뛰어나다고 했다. 그럼 물고매는 뭔가.. 아마도 고구마중에서도 하얀 고구마가 있는데 그걸 말하지 않나 싶다. 중학교 다닐 쯤에 사료용으로 사용된다고 얼핏 수업시간에 들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모르겠다.

다시 생각해보면 어릴 쩍 우리들이 사용한 단어는 '욕지 고매'가 아닌 '욕지 물고매'였다. '욕지 고구마'는 트실트실하고 알차고 좋은데 그 중에서 유독 맛도 닝닝하고 속살도 하얀 '물고매'가 끼여 있었던 것이다. 그런 '물고매'는 일반 고구마와 달리 환영받지 못했을 터.. 아마도 그래서 친구들을 노릴 쩍 사용된 단어는 '욕지 고매' 아닌 '욕지 물고매'였던 거 같다.

쓸데없는 말이 너무 길어져 버렸는데 하튼 배는 달리고 달린다. 그러면 이제는 통영항에 다다른다. 그러면 저 멀리 남망산이 보이는데.. 통영 윤이상 국제음악제 가을 시즌 마지막 연주회가 내일이든가..? 욕지도 카훼리는 통영항에 거의 다 왔음을.. 부웅~~~~~~~~ 하는 경적소리로 한번 더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