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는 아주 뛰어난 유명문화재가 많답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통영오광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죠. ^^
긴글이니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다음에 통영오광대 공연이 있을 때 감상하시면 더욱 친근감으로 다가오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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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경상남도 낙동강을 분계로 하여 옛 경상좌도 지역인 진주, 가산, 산청, 의령, 마산, 통영, 고성 등에서 놀았다는 오광대놀이는 그 시원지가 초계 밤마리 장터로서 산대도감계통을 이은 탈놀이라는 의견도 있다.

통영오광대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에 전문 유랑연회집단인 초계 밤마리의 대광대패의 영향을 받아 통영에서 재구성되었으며, 19세기 말에 이 지역의 의흥계원들에 의해 시작되었고 그 뒤로 장용기가 주동이 된 난사계원이 계승하였다가 이후 장재봉, 오정두 중심의 춘흥계에서 전승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놀이는 민간신앙과 관계있는 음력 정월 열나흘의 세시적 행사로 놀아지다가 후대에 오면서는 점차 오락성이 짙은 봄놀이나 단풍놀이의 한 놀이로서 연희되고 있다. 마당놀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별한 놀이판은 없다. 잔디밭에서 탈꾼들이 놀이하고 악사들이 그 앞에 앉아 장단을 맞추고 관객들은 그 주위를 빙 둘러앉거나 서서 구경을 하였다. 놀이판의 크기는 큰 멍석 5장 내지 6장을 까는데 경우에 따라 놀이판 둘레의 한 곳에 개복청이라 하여 포장을 둘러쳐 탈꾼들이 탈을 바꿔 쓰거나 옷을 갈아입게 하였다.

통영오광대놀이는 전체 5과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때 추는 춤은 주로 굿거리와 세마치 장단에 맞추어 추는 덧배기춤이다.

* 제1과장은 문둥이탈(벅구탈이라고도 함)로 문둥이의 생애와 한을 그렸다. 법고와 소고채를 든 문둥이가 법고춤을 춘다.

* 제2과장은 풍자탈로 다른 오광대의 양반 과장에 해당되는 부분이고 원양반, 둘째양반, 홍백탈, 먹탈, 손님탈, 비뚜르미, 주리중 등 일곱 양반이 등장하여 하인 말뚝이를 부르나 그에게 조롱당한다.

* 제3과장은 영노탈이다. 영노가 나타나 비비양반을 혼내준다.

* 제4과장은 농창탈로 처첩관계
에서 생기는 가정비극을 표현했는데, 영감과 할미, 제자각시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보여주고 싸움 끝에 할미가 죽어 상여가 나간다.

* 제5과장은 포수탈이라하여 다른 오광대의 사자춤에 해당 되는데 사자와 담보춤이 있고 포수가 나와서 사자를 넘어뜨린다.

여기서 '오광대'란 다섯 광대, 또는 다섯 마당으로 이루어진 놀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라 고도하고, 오행설에 바탕을 둔 것이라 하기도 한다. 이 놀이의 첫 과장에 오방신장무라는 의식무를 행하는데 이를 통해 벽사의 관념을 엿볼 수 있다. 오방신장은 원래 중국 고대의 오방오제설에 따른 도교계통의 신으로, 우리나라 민간신앙에서는 방위를 제압하고 귀신을 쫓고 복을 불러준다고 믿어지고 있다.

이 놀이의 등장배역은 모두 31명이고 탈의 수도 31개이며 여기에 아기인형 하나가 사용되고 있다. 문둥이 양반, 홍백양반, 비틀양반, 곰보양반, 검정양반, 조리중, 원양반, 차양반, 말뚝이 팔선녀, 영노, 비비양반, 할미양반, 할미, 제작각시, 상좌(2개), 봉사, 작은상제, 큰상제, 몽돌이, 포수, 담보, 사자 등이다.

통영오광대는 1964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되어 현재는 이기숙(1922년생, 원양반), 강연호(1931년생, 큰어머니, 꽹쇠) 등이 예능보유자로 후계자 양성과 전승활동을 하고 있다.

대사 읽기

제1과장 벅구(고)탈 (일명: 문둥탈)

(음악) 굿거리장단

문둥이: 아이고 여보소 이내한말 들어보소! 삼대 할아버지 삼대 조모니 그 지체 쓸쓸한 울아버지 울온마 인간의 죄를 얼마나 지었건대 몹쓸병이 자손에게 미쳐서 이모양 이꼴이 되었을까? 아부지야 엄마야 괴롭구나! 이모양 이꼴이 됬으니 양반인들 뮛하며 재산인들 쓸데있나. 살아생전에 마음대로 놀다가 죽을라네 만사가 모두가 여망없는 내 신세야.

(음악) 굿거리 장단

제2과장 풍 자 탈

(음악) 굿거리 장단

원양반: 쉬―이

원양반: 여러분!

양반들: 왜 그러시오.

원양반: 오늘 심심하니 말뚝이 이놈이나 불러다가 농담이나 해 볼까요?

양반들: 그럽시다.

양반들: 이놈 말뚝아

말뚝이: 예∼옳소이다.

원양반: 소년당상 애기도령님들은 좌우로 늘어서서 말잡아 장고 메고 소잡아 북 메고 개잡아 소고 메고 안성맞춤 깽쇠치고 운봉내기 징치고
먹치고 술 걸러서 홍문연 높은 잔치 항장이 칼춤 출때 이내 마음이 심란하여 초당에 비겨앉아 석침을 돋워베고 고금사를 곰곰히 생각을 하니 어따 그 제에기를 붓고 은각담양 갈놈들이 양반의 천룡뒤에서 음매 캥캥하는 소리 양반이 잠을 이루지 못하야서 이미 금란차로 나온 짐에 춤이나 한분 추고 가자.

처절절 철철

(음악) 굿거리 장단

말뚝이: 쉬―이 동정은 광활하고 천봉만학은 구름을 끼여있고 양류천만사난 각유춘풍을 자랑하고 탐화봉접은 춘풍에 흐늘흐늘! 별유천지비인간이로구나. 화지근본은 수인씨라 생원님들이 어디서 말뚝이를 불러계시는지! 말뚝이 문안이요―

양반들: 오―

말뚝이: 문안 아홉까지 평안 아홉 가지 이구십팔 열여덟가지 문안을 잘 받아야하지. 만약 문안을 잘 못 받으면 양반놈들 쎄를 쏙 뻬리로다.

양반들: 에끼! 에끼!

다음양반: 그렇체, 그렇체. 얽어도 장에 가고 굶어도 떡해묵고 흔 두디기 속에 마음 이모 저모 동하고 통시깨고리 여자관상 보고 영락 아니면 송락이요 게똥나무 백락 이로구나.

원양반: 산중에 들어있어 철가는 줄 몰랐더니 꽃이 피니 춘절이요, 잎이 피니 하절이라, 오동낙엽 추절이요, 창록중에 백설이 펄 펄 휘날리니 동절이 아니냐!

원양반: 때는 어느 때뇨! 춘삼월 호시로구나! 석양은 재를 넘고 강마 슬피 울제 초당에 앉은 양반 공연코 앉았기로 가장을 불러 훈장을 단속하고 모모친구 통기하야 일배주 먹음차로 주점을 내려가서 한잔 묵고 두잔 묵고 삼석잔 거듭 묵어 일배일배부일배로구나.

말뚝이: 주인공은 누구 누구 뭏였던고.

원양반: 영양공주, 난양공주, 진채봉, 한원선, 백능파, 계섬월, 심묘란, 김옥선 일등미색 월태화용 고운태도 양반눈앞에 너훌 너훌 춤을 추니 이 난들 어찌춤을 한분 아니추고 갈손가.

(붙임) 음매캥캥 처절철 철철

(음악) 굿거리장단(팔선녀춤)

말뚝이: 쉬―이―날이 덥떠부리하야지니 양반놈의 새끼들이 연당못에 무자수새끼 모이듯이 손골목에 개새끼니 모이듯이 그저 주런이 모아서서 말뚝인지 쇠뚝인지 개뚝인지 화삼 사월초파일날 장안만호등 달듯이 과거장중에 제 의부 애비 부르듯이 그저 말뚝아! 말뚝아!

(음악) 굿거리 장단

원양반: 쉬―이―저런 죽일 놈이 있나! 상놈으로서 양반을 모욕을 하고 살기를 바랄소냐! 이놈!

말뚝이: 하! 하하하
너희들이 양반이라 자랑을 하니 양반 근본을 들어보자.

원양반: 이놈 네기 상놈으로서 양반 근본을 알아 무엇하랴.

말뚝이: 하하 그럴것이로구나. 아니일러 줄 것이로구나. 내가 너희 고을에 살로 온지가 수십년이라 너희들 근본을 모를소냐! 내가 일러 줄터이니 자세히 들어라. 첫째양반 널로 두고 말하면 네 집안이 기생이 여덟이고 비자가 일곱이라 부정한 계집이 열다섯이 낳스니 네기 무슨 양반이라 자랑하며

양반들: 예끼 예끼

말뚝이: 둘째양반 널루두고 말하면 네 어미가 주주모라! 너를 낳기를 봉래방 못퉁이에서 낳았거늘! 네가 서파라, 무슨 양반이라 자랑하며

양반들: 예끼 예끼

말뚝이: 세째양반 널로 두고 말하면 한어미에 애마가 둘이로구라! 한쪽은 남양홍사가 만들었고 한쪽은 수원백가가 만들었으니 네기 무슨 양반이라 자랑하며

양반들: 예끼 예끼

말뚝이: 네째양반 널로 두고 말하면 네어미가 행사가 부정하야 너를 낳기를 객사동대청 밑에서 낳았거늘! 부정을 타서 온 전신이 새까맣졌으니 네가 무슨 양반이라 자랑하며

양반들: 예끼 예끼

말뚝이: 다섯째양반 널로 두고 말하면 너 부모가 행사가 부정하야 너를 낳았거늘! 강남대한국 손님이 지나가다가 네 얼굴에 표적을 하얐으니! 네가 무슨 양반이라 자랑하며

양반들: 예끼 예끼

말뚝이: 여섯째양반 널로두고 말하면 양반의 자손이라 자랑을 하지만 내 집안에 풍기가 심해 온 전신이 뱅뱅 비틀어졌으니 네가 무슨 양반이라 자랑하며

양반들: 예끼 예끼

말뚝이: 일곱째양반 너를 두고 말하면 네 어미가 보살이라! 보살이가 서방질을 해서 너를낳았거늘! 네가 무슨 양반이나 자랑을 할까! 이놈들!

양반들: 예끼 예끼

원양반: 이놈 네가 상놈으로서 양반 근본을 훼패를 하다니 이놈! 그러면 너희 근본을 좀 들어보자.

말뚝이: 그리하여라! 나의 근본을 알려줄터이니 자세히 들어라! 사대조 오대조 육대조 칠대조 팔대조 이상은 물론하고 우리 할아부지 께옵서는 벼슬이 정일품이요. 소년에 등과하야 남병아 오위문도대장을 계셨으니 그 근본이 어떠하며! 우리 아부지 께옵서는 이십에 등과하야 평양감사 지정 받아 이십사색 마친 후에 홍각궁 황각궁 걷어메고 오위문도대장을 계셨으니 그 근본이 어떠할까?

원양반: 느그 선조께서 그러한 벼슬을 했다하니 표적을 뵈라.

말뚝이: 자―보?
틋?요지자도 불출이요, 순지자도 불출이라. 내 집 사랑에 종놈만도 못한 놈들이 이놈 저놈하는 소리에 아니꼽고 더럽구나 이놈들! 이래도 자복을 못할까?

양반들: 창 (중머리)

비나이다 비나이다

박생원님 전에 비나이?

박생원님 근본을 들어보니

황공하고 부끄럽소

살려주오 살려주오

불쌍한 인생들을 살려주오

말뚝이: 너희들 말 듣거라 (창) 느그 제를 논지컨대 능지처참을 하지만은 인간의 도리로서 차마 죽이지 못하고 특히 용서할 터이니 이 길로 돌아가서 평민을 사랑하고 농민들을 도우렸다.

양반들: 예―

말뚝이: 각기 물러가거라.

양반들: 예―

양반들: (창) (중중머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죽을 목숨이 살았으니 어찌 아니 좋을소냐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좋네 (음악) 굿거리 장단

제3과장 영 노 탈

(음악) (굿거리 잦은 굿거리)

(삐―삐―하는 이상한 비비사 소리와 함께) 영노 나와서 한바퀴 돈다.

비비양반: 아이고 놀래라 야아 이놈아! 이놈아! 네가 네가! 네가 뭣고?

영노: 네가 네가 네가 뭣고!

비비양반: 저놈이 나하는대로 한다! 네가 이놈아 뭣고

영노: 나가 구령에 사는 영노사다.

비비양반: 네가 구령에 사는 영노사라.

영노: 오냐!

비비양반: 구령에 사는 영노라면 구령에 있지! 뭣하로 여기왔노.

영노: 여기 온것은 다름이 아니고 양반놈들의 행사가 나빠서! 양반 잡아묵으로 왔다. 양반을 아흔아홉을 잡아묵고 네 하나를 잡아묵어 백을 채운다! 백을 채우면 하늘로 득천한다.

비비양반: 내가 양반이 아니다.

영노: 도포를 본께 양반이다.

비비양반: 도포를 본께 양반이라.

영노: 오냐!

비비양반: 그라몬 도포를 벗을란다.

영노: 도포를 벗어도 양반이다.

비비양반: 벗어도 양반이라.

영노: 오냐!

비비양반: 아―저놈봐라 (비비 이상한 소리) 야―이놈아! 그 소리좀 치워라.

영노: 비, 비, 비

비비양반: 쉬―쉬 그 소리좀 치워라. 십겁하겠다. 맛있는 것 줄기니 나 안잡아 묵을래?

영노: 묵어 봐야 알겠다.

비비양반: 네 이놈아 그라고 올챙이도 묵을 줄 아나

영노: 올챙이도 묵을 줄 안다.

비비양반: 개고리
도 묵을 줄 아나.

영노: 개고리도 묵을 줄 안다.

비비양반: 이놈아 올챙이나 개고리나 (비비소리) 아이구 이놈아 그 소리좀 치워라!

비비양반: 네 뱀이 묵을 줄 아나

영노: 뱀이 묵을줄 안다.

비비양반: 구령이도 묵을 줄 아나.

영노: 구령이도 묵을 줄 안다.

비비양반: 이놈아 뱀이나 구령이나 (비비소리) 어―그 소리좀 치워라. 십겁하겠다.

비비양반: 크고 맛있는 것 줄테니 내 잡아 묵지 말아라.

영노: 묵어봐야 알겠다 (굿거리장단에 비비소리)

비비양반: 큰 것을 묵었으니 인자 저놈이 죽었일기다. 공연히 왔다고 큰 일 날뻔 했소 나는 고향가요.

악사: 야―잘가소 (이때 시조 한곡 부름)

영노: 비∼ 비∼

비비양반: 놀래라. 죽은 줄 알았더니 살았구나 네가 죽든지 내가 죽든지 한번 바사봐야 하겠다 (음악) 비비소리에 잦은 굿거리

비비양반: 어야∼∼∼

(음악) 타령장단

제4과장 농 창 탈

(음악) 자진 덧베기

상좌중 2인이 나와 작은 어미를 사이에 두고 춤을 추어 유혹하고 작은 어미는 교태로 추파를 던지다가 할미양반에게 상좌중이 쫓겨 간다.

할미양반: 아야 자네가 어디서 왔길래! 내 눈에 그리 일색으로 뵈이는가!

작은어미: 아이고 그래요! 영감님도 어짜몬 내 눈에 호걸로 뵈이시오.

할미양반: 아이고! 간밤에 꿈이 좋더니 자네같은 일색을 만날라고 그런 꿈을 꾸었던가 보네 어쩌면 자네가 내눈에 그리 일색인가.

작은어미: 아이고 거래요! 제도 간밤에 꿈이 좋아 무슨 경사나 있을까 했더니 영감님 같은 호걸을 만낼라고 그런 꿈을 꾼 것인가베!

할미양반: 허―허 내가 호걸로 보이나? 자네는 내 눈에 일색으로 뵈이네. 지척에 원수가 있고 천리에 벗이 있다더니 우리도 두고 한 말일세.

창

사랑 사랑 내사랑

허허 둥둥 내사랑

이리 보아도 내 사랑

저리 보아도 내 사랑

어허둥둥 내 사랑이지야.

작은어미: 아몬 그래요.

할미양반: 수백리길을 걸어왔더니! 다리가 아프네? 아이고 다리야

작은어미: 아이고 영감님! 노독이 났지요! 다리좀 뚜드려 드릴까요?

할미양반: 다리좀 두드려 주게.

작은어미: 예―

할미양반: 이각씨가 존각씬가 영문각씬가 영감다리 두드린단 것이 썩은 울?
∏す?뚜드리 패듯 친다! 영감의 다리 뚜드린다는 법은 쥐 들어간다 쥐 들어간다. 장독간에 쥐 들어간다. 서방님 다리가 내다린가 처 정 청 첸 체 체지나 첸첸 (음악 굿거리장단) 여보! 그렇게 한분 뚜드리 보게

작은어미: 예―쥐 들어간다. 쥐 들어간다 장독간에 쥐 들어간다 서방님 다리가 내다린가 체 정 청 첸체 체지나 첸체(음각 굿거리 장단)

할미양반: 아―올치 올치 쉬원네

작은어미: 아이고 배야

할미양반: 어디가 아파서 그러는가! 뒷집에 콩 누룬밥을 묵고 콩배가 아프지?

작은어미: 아닙니다. 영감님! 며칠 전부터 우연히 뭣이 묵고 姑醮?오늘은 아랫배가 아프고 이슬기가 있습니다.

할미양반: 아이고 그래! 참 우리 둘이 만난지가 우금 일년이 넘었구나! 순산기가 있나부다.

작은어미: 영감님 오늘은 장에 가서 미역 삼뱅이 노램이 숭어를 많이 사오시오.

할미양반: 그러몬 「정돌이」를 불러라! 정돌아―

정돌이: 예―영감님 불러계십니까?

할미양반: 오―

할미양반: 망태 이리 가지고 오너라.

정돌이: 예 영감님 망태가지고 왔습니다.

할미양반: 이놈! 내가 해복 장보로 장에 갔다 올테니 나 없는 사이에 집단단히 지켜라. 다른 손님이 오거든 몽둥이를 가지고 때려 쫓아라. 만일 집을 잘못 지키면 네놈을 쫓아 낼기다.

정돌이: 예―염려말고 단여오시오.

할미양반: 그리고 자네도 나 없는 사이에 담들과 꿍딱 꿍딱 나쁜 작난 하지 말고 몸조심하고 잘 있거라.

작은어미: 염려말고 다녀오시오.

할미양반: 부탁하네.

작은어미: 정돌아

정돌이: 예

작은어미: 영감님 없는 사이에 우리 재미있게 한분 놀아보자.

정돌이: 예―그럽시다.

작은어미: 앞집에 김서방 뒷집에 박서방 옆집에 정서방 모두 모시고 오너라

정돌이: 예―박생원 정생원 김생원 다 어서 오시요.

우리 영감님 없는 사이에 재미있게 노잡니다.

창 (밀양 아리랑)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음 음 음 아라리가 났네

문경새재는 웬 고갠가

구부야 구부구부 눈물이로구나.

아리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음 음 음 아라리가 났네.

우리댁 서방님은 남평장가고

저달이 떳다 지도록 놀다가소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음 음 음 아라리가 났네

정돌이: 우리집 영감님 오시면 큰일납니다. 제발 나가 주시요.

할미양반: 이놈들! 이런 죽일 놈들이 있나!

정돌이: 아이고 영감마님 장에 갔다 오신다! 아이고 이일을 어찌할고! 어서가소 어서가소! (놀량패들 아이고 아이고 하며 달아난다)

작은어미: 영감님 날루봐서 참우시오.

정돌이: 아이구 영감마님 한분만 용서해 주이소! 다시는 안그라겠습니다.

할미양반: 뭐! 날로봐서 참우라고 허허허 너 이놈! 보기도 싫다. 나가거라.

정돌이: 〔창〕 못살겠네 못살겠네 일년 열두달 삼백육십일 남의집 고용살이를 못하겠네

할미양반: 너이놈! 소위를 생각하면 쫓아낼기로데 불상하여 살려준다.

작은어미: 영감님 남부끄럽습니다. 안으로 들어갑시다.

할미양반: 뭐! 남부끄러운줄 아느냐! 허허 어리석은 것이 남자로구나.

(음악 굿거리)

(할미등장)

할미: 여기가 뭐 하는데유 (충청도 사투리)

악사: 여기가요 오입쟁이 노는데요! 뭇기는 왜 뭇소?

할미: 아이고 그래유.

악사: 늙은이는 어디사는 늙은이요.

할미: 나는 충청도 한산 예포골에 사옵는데 나는 열네살에 시집가고 영감은 열두살에 장가와서 살더니 우리집 영감님이 우연히 집떠난지도 우금 삼년이 되어도 소식이 돈절하야 우리 영감 찾아 팔도를 단이다가 오동지 설한풍에 미영도 잣고 품삯도 팔고 고생하다가 통영 오입쟁이 많이 논다는 소문듣고 우리 영감 찾아왔오.

악사: 영감이 어찌기 생겼오.

할미: 우리집 영감님은 개감투 푸른 도복에 얼굴이 두리 넙적하고 한쪽 코가 살짝 먹었지유 이런 영감 봤았지유

악사: 봤지요. 이삼일 전에 지나갔오.

할미: 아이고 그래유! 어쩌면 우리 영감님을 찾겠소?

악사: 영감님을 찾을라몬 공이 많이 들어야 찾겠소.

할미: 그래유 무슨 공을 드레유?

악사: 분세수 단장하고 정한 의복 갈아입고 용왕산제 큰 굿을 착실히 지내야 영감을 찾소.

할미: 아이고 그래유! 그러면 어느날이 좋아유

악사: 오늘이라도 좋소.

할미: 그래유.

부정을 가십니다! 부정을 가십니다! 동해부정 퇴부정 서해부정 퇴부저 남해부정 퇴부정 북해부정 퇴부정 중앙부정 퇴부정 하옵시고 몸에 따라온 부정
퇴부정 발에 묻어온 부정 퇴부정 제왕부정 퇴부정 초상부정 퇴부정 총각죽은 몽달귀신 퇴부정 처녀죽은 사귀귀신 퇴부정 하옵시고! 앞뒤산 산신님네! 용화산 산심님네! 비나이다! 비나이다! 산신님전에 비나이다! 나 사옵기는 충청도 한산 에포골에 사옵는데 우리 집 영감님이 우연히 집을 떠난제가 우금삼년이 되었는데 소식이 돈절하야 우리 영감님을 찾아왔아오니 오늘이라도 산심님 덕택으로 우리 영감님을 만내거로 점지 점지 하옵소서.

남무로다! 남무로다! 동해용왕! 서해용왕! 남해용왕! 북해용왕! 사해용왕님네! 화해동심하야 우리 영감님 찾거로 점지 점지 하옵소서!

할미: 남무로다! 어열신! 남무로다.

고인수: 남무기용(합창)

할미: 어열신! 금일망자 남무로구나!

고인수: 남무기용! 에―헤 에―헤 남무로다(합창)

할미: 남무로다!

고인수: 남무기용! 에―헤 에―헤 남무로다(합창)

할미: 춘초는 년년록인데 왕손은 귀불귀라.

고인수: 에―헤―남무기용! 에―헤―에―헤 남무기용(합창)

할미: 공산야월두견성은 방방곡곡 다 댕기도 우리 영감 못 찾더니 이 굿을 하거덜랑 제발덕분 찾거로 점지 점지하야 주소

고인수: 남무로다! 에―헤―에―헤―남무기용(합창)

할미: 남무아미타불

고인수: 남무아미타불

할미: 갑자을축해중금

고인수: 남무아미타불

할미: 병인정묘노중화

고인수: 남무아미타불

할미: 우리영감 찾거로

고인수: 남무아미타불

할미: 점지 점지하야주소

고인수: 남무아미타불

이만 했으몬 됐소.

악사: 예―그만하면 됐소.

할미: 어느 곳을 가면 찾겠서유?

악사: 영감을 찾을랴몬 이화촌을 들어서 행화촌을 지내서 얼금이 틈틈이 참빗 골작골작이 돌아가시요.

할미: 아이고 그래유! 나는 갑니다! 나 많은 내가 어디로 가면 우리 영감을 만날고! 영감아―(미영 틀 잣는 흉을 낸다. 불불소리)

할미양반: 내가 이삼일전에 우리고향 사람을 만나 소문을 들어니 우리 할멈이 나를 찾아왔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디서 우리 할멈을 만날까! 할멈아

할미: 어디서 우리영감 음성소리가 들리네― 영감아―

할미양반: 어디서 우리할멈 음성소리가 들리는구나― 할멈아―

할미: 영감아―

할미양반: 할멈아―

할미: 영감아― 영?
㉭퉤?

할미양반: 할멈아― 할멈아―

할미: 영감아― 영감아―

할미양반: 할멈아― 할멈아―

할미: 영감아― 영감아―

할미양반: 할멈아― 할멈아―

(자진어조로 3번 반복)

할미: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영감아―무정하고 야속하유! 집 떠난지 우금삼년이 되어도 소식이 돈절하얏소(울면서 코푸는 소리 왱 쾍하며) 얘―요 개야

(창)

우지마소 내 할멈아 만사가 모두 다 내 불찰이로구나. 우지말고 고향가세.

작은어미: (돌아보고 집으로 들어간다).

정돌이: 영감마님

할미양반: 왜 그래!

정돌이: 작은마님이 순산기가 있습니다.

할미양반: 순산기가 있어 할멈 자네는 부정을 가시고 굴둑도 붙이고 정돌아 네는 저건네 가서 박봉사 불러다고 부정경을 읽어라.

정돌이: 예―봉사 데리고 왔습니다.

할미양반: 그러몬 경을 읽어라.

봉사: (쿵쿵 북치며)

(경문)

도량청정무하예 삼보천룡강차지 여시여시 우여시 천세천세천천세 만세만세만만세 동방이 밝아온다. 십방조방조왕신 놀기좋다 관창골 식근색근조방골 해염없이 눈물난다. 저문의 귀신 거동봐라. 명태 대가리 개 물어간다. 돈양반 게 나도라.

할미양반: 여부! 봉사! 경채는 내장 본 안날에 줄테니 그만가소

봉사: 내장본 안날줘요! 예―갑니다.

정돌이: 영감마님

할미양반: 왜 그러느냐!

정돌이: 작은마님이 순산했습니다.

할미양반: 그래! 그러면 뭣을 낳았느냐!

정돌이: 예―깨이부랄 고추자지가 데룽 데룽 달린 옥동자를 낳았습니다.

할미양반: 그래! 그럼 이리좀 데리고 오너라! 날로 닮아서 얼굴이 두리넙적 하구나.

(창) (중중머리)

둥둥 내 아들 어허 둥둥 내아들 이리 보아도 내아들 저리 보아도 내 아들 둥둥둥 내아들

할미: 영감님 나도 한번 얼려나봅시다.

할미양반: 그러하게

(창)

새벽바람에 연초롱 댕기 끝에는 진주씨 옷고름에도 미라를 주룽 주룽이 달았네 하늘에서 떠러졌느냐! 땅에서 불군 솟았느냐! 어허둥둥 내아들

작은어미: 어린애 이리좀 주소.

할미: 한번 더 얼려보고!

작은어미: 어린애 이리주소!

할미: 둥둥 어허둥둥 (어린애 우는 소리. 작은어미가 떠밀어 할멈이 넘어진다)

정돌이: 영감마님!

할미양반: 오?
?

정돌이: 아―큰마님이 금시 탁 구부러지더니 그만 기절했습니다.

할미양반: 뭐! 어째!

정돌이: 영결종천 했습니다.

할미양반: 죽어?! 아이고 이일을 어찌할고!

(창)

원통하다(넉두리) 불쌍한 내 할멈아 나를 따라 사노라고 고생 고생하다가 수백리 타향에서 객사 죽음이 왠말이냐! 정돌아 애통한들 소용없고 통곡한들 소용없다 큰댁 자식들한테 퉁부하야 초상 칠 채비나 차려라!

정돌이: 예―

상여군: 상여앞소리

어화념 어화넘차 에나리넘차 어화넘(2회반복) 명정공포 운아상은 요령 소리가 처량하네 어화넘 어화넘 에나리넘차 에화넘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이 진다고 설어마라 어화넘 어화넘 에나리넘차 어화넘 명년삼월 돌아오면 그 꽃이 다시 피느니라 어화넘 어화넘 에나리넘차 어화넘 우리인생 죽어지　 다시오기 에로워라어화넘 어화넘 에나리넘차 어화넘 북망산이 머다더니 저건네 저산이 북망산이라 어화넘 어화넘 에나리넘차 에화넘

할미양반: 아이고 마누라 (울음을 운다)

제5과장 포 수 탈

(음악) 굿거리 장단

담보와 사자가 싸우다가 (춤으로 표현) 사자가 담보를 잡아먹고 만다.

포수: 관사령났네! 관사령났네! 훈련도감에 관사령났네!

도감포수 오천칠백일흔두명 거동보소! 좃총에 약을재어 화승에 불을 걸어 저건네 남산 밑에 아로살살기는 포수 김포수냐 박포수냐 무슨 김생 다잡았노! 기러기 길김생 날으기 날김생 청조새 빗촉새 해오리 목대기 다 잡았네! 그포수 지내가고 난데없는 부쟁기란 놈 껄거덩 우는 소리! 저 건너 남산속에서 줄불이 쾅쾅나네 그뒤 포수가 나타나 사자를 쏘아 넘어뜨린다.

포수: 잡았다. 크다. 한분 발마보자 열 수물 서른 삼천칠백일흔다섯발이로구나

(포수 기뻐서 춤을 추며 돌아간다.)

(음악 풍악소리 계속되며 끝난다.)

해설

탈놀음의 하나. 중요무형문화재 제6호 경상남도 충무시로 승격하기 전의 지명이 통영이었으므로 통영오광대라고 부른다. 충무시는 남해안 중앙에 돌출한 통영반도의 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선 후기 도시의 성장을 배경으로 오광대가 형성, 발달하였다. 오광대의 오는 오행설(五行說)에 연유한 것이고, 광대는 원래 전문적인 놀이꾼 혹은 등장인물을 의미한다. 지방에 따라서는 악귀를 쫓고 복을 비는 오방신장무를 ?
薩竪?하고, 등장인물의 수를 다섯으로 하여 그 위치를 동서남북과 중앙의 오방위에 맞추기도 하고, 그 의상의 빛깔을 청, 홍, 흑, 백, 황색으로 입도록 하기도 한다. 그러나 통영오광대는 이런 것이 없고 다섯 마당(과장(科場)으로 놀기 때문에 오광대라고 부른다고 풀이하며, 거의 종교적인 의식(意識)이 없이 오락적인 놀이로 연희되고 있다. 다만 탈에 고사를 지내고 비가 오게 해달라고 비는 기우제(祈雨祭)행사의 하나로 논 적이 있었다는 데에서 민간 신앙적인 면을 발견할 수도 있다. 오광대는 역사적으로 조선조 인조 때 국가에서 공개적으로 행하던 공의(公儀) 산대도감극(山臺都監劇)이 폐지되어 그것을 연희하던 전문적인 놀이꾼(광대)들이 생계를 위하여 각지로 돌아다니면서 하회별신굿 같은 농촌 가면극이나 농악대의 잡색놀이가 조선후기 민중의식의 성장과 도시의 발달로 인하여 성립된 도시가면극의 일종이라고 보기도 한다. 오광대의 분포지는 경상남도의 낙동강 서쪽지역으로는 합천의 율지, 의령의 신반, 진주, 산청, 마산, 충무, 고성, 창원의 진동, 김해의 가락, 거제, 사천의 가산 등으로 조선조 경상우도의ㅣ 고을이거나 큰 시장 또는 배로 실어나를 정부의 곡식을 보관하는 조창(漕倉)이 있던 곳이다. 경상남도의 각지에서 오광대를 놀기 시작한 연대와 경위는 각기 다르지만, 구전에 의하면 초계 밤마리(합천국 덕곡면 율지리)의 대광대패와 의령 신반의 대광대패가 각각 놀던 오광대를 각지 사람들이 보고 자기 고장에서 놀기 시작하였거나 다른 지방의 오광대를 보고 받아들였다고 한다. 오광대라는 명칭이 같고 극 내용이 비슷하다고 할지라도 초계 밤마리와 의령 신반의 오광대는 대광대패라는 전문적인 유랑예인집단이 연희하던 공연물 중의 하나이고 그 밖의 오광대는 그 고장의 비전문적인 한량들이 노는 토착화된 가면극이라는 점에서 그 성격이 다르다. 통영오광대는 토착 가면극에 속한다.

참고

가면극의 주제와 사회 의식

양반은 모든 가면극에서 반드시 등장하는데, 양반에 대한 풍자의 방식이 다양하다. 우선, 양반의 가면이 이지러져 있거나 병신으로 되어 있어 부정적 인물임을 나타낸다. 특히, 야유와 오광대에서는 여러 가지 병신 모습의 양반들이 다수 등장하여 자기들끼리 지체를 다투면서 서로의 약점을 폭로한다. 그리고 영노라는 괴물(용)이 나와 양반을 잡아먹겠다고 덤비는데, 이 과정에서 양반은 더
럽고 추악한 대상으로 비유되면서 권위와 체통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그러나 여러 가면극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며 가장 내용이 풍부하고 효과적인 양반 풍자의 방식은 말뚝이라는 민중적 항거의 전형적 인물에 의하여 진행된다. 양반이 하는 일이라고는 심심풀이로 시를 짓거나, 지체를 자랑하거나, 하인인 말뚝이를 불러 꾸짖는 것밖에 없다. 양반은 위엄 있게 꾸짖고 철저히 억압한다. 말뚝이는 양반에게 겉으로는 복종하는 체하면서 실질적으로 양반들을 우스꽝스러운 바보로 비하시킨다. 말뚝이는 양반의 어법을 흉내내며 뜻을 뒤집는 희인(戱引: parody)을 자주 사용하기에 풍자는 더욱 효과적이다. 양반 과장은 양반의 신분적 특권을 비판하고, 말뚝이로 집약되는 민중의 활력을 개방하기 위해서 민중을 억압하는 봉건적 특권은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경욱, '민속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