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이 건립을 지시한 ‘한산대첩기념비’가 34년 만에 제막식을 갖는다. 경남 통영시는 오는 14일 제52회 한산대첩축제 개막식에 앞서 한산면 두억리 산 정상에서 한산대첩기념비 제막식을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한산대첩기념비는 박 전 대통령이 평소 존경하던 이순신 장군과 세계 4대해전으로 꼽히는 ‘한산대첩’의 빛나는 전적을 후세에 길이 남기기 위해 제작을 지시해 1979년 한산도 제승당 경역 확장 공사와 함께 문어포 마을 정상에 건립됐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10·26사태로 서거하면서 제막식을 갖지 못하고 일반에 공개됐다. 이후 누구도 공식적으로 말을 꺼내지 못하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공식화돼 이번에 제막식을 갖게 됐다.

기념비는 거북선을 본 뜬 대좌(臺座) 위에 높이 15.3m의 비를 세워 총 20m의 웅장한 자태를 자랑한다. 기념비에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쓴 ‘한산대첩기념비(閑山大捷紀念碑)’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특히 거북선의 머리는 일본의 수도인 도쿄(東京)를 바라보게 해 다시는 왜적이 우리나라를 넘보지 못하게 하는 수호의 의미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문에는 1592년 학익진을 펼쳐 왜선 72척을 격침시킨 승전보가 자세히 적혀 있다.

[발췌/문화일보(ww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