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과 함께 일본을 패퇴시킨 일등 공신 '거북선(귀선·龜船)'이 세계 최대 항만 축제를 통해 국제무대에 첫선을 보인다. 동양권에선 세계 최초의 돌격용 철갑전선(鐵甲戰船)으로 평가받는 거북선의 가치와 우수성을 전 세계에 제대로 알릴 기회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7일 통영시에 따르면 강구안에 전시 중인 거북선 3척 중 전라좌수영 거북선 1척이 내년 5월 독일 최대의 항구도시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종합해양제전인 '제827회 하펜게 부어츠탁'에 참가한다. 이 축제는 함부르크시 주최로 행사 1주일 동안 전 세계에서 100만 명 이상이 몰리는 지구촌 항만 축제로, 규모나 내용면에서 세계 최대로 꼽힌다.
 
내년에는 5월 5일부터 8일까지 4일간 계속되며, 각종 범선과 유람선, 증기기관선, 해군함정, 각 나라 전통 배는 물론 요트 해상 퍼레이드도 펼쳐진다.

내년 축제에 참가할 거북선은 통영시가 한산도 앞바다에서 펼쳐졌던 '한산해전' 승전 420주년을 기념해 복원한 실물 선박이다. 통영시가 2012년 시비 31억 2천만 원을 들여 건조한 통제영 거북선과 전라좌수영 거북선 각 1척 중 좌수영 거북선이 참가한다.

두 거북선은 모두 3층 구조로 길이 37m, 폭 9.7m, 높이 6m 규모이며, 내부엔 자체 운항이 가능한 엔진도 탑재했다. 전체 외형과 규모는 같지만, 내부 구조와 외부 표식에서 일부 차이를 보인다. 고증에 따라 옛 모습과 가장 가깝게 재현한 귀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통영시는 이순신과 거북선의 세계화를 위해 민간단체인 '거북선세계홍보국민추진위원단(단장 서유석)'과 손잡고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지난 8월, 축제 참가 신청서를 제출해 최근 참가가 확정됐다. 시 관계자는 "추진위원단 측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배로 거북선을 함부르크 항구 축제에 참가 시키자는 의견을 수년 전부터 제시해 왔다"며 "거북선이 학술 자료나 축소 모형이 아닌 실물 모델이 해외에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통영 거북선은 내년 2월께 통영항을 출발해 4월께 함부르크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자체 장거리 운항이 불가능해 예인선을 통해 부산 신항으로 옮겨진 뒤 화물선에 실려 운송된다.

함부르크 항구 내 전통배 전시장에 정박하는 거북선은 축제 기간 중 퍼레이드에 참가한 뒤 한 달여 동안 현지에 전시된다. 시는 이 기간 이순신과 통영 관련 자료, 영상 홍보물을 별도로 제작해 상영한다. 또 특설무대 공연과 학술대회, 퍼포먼스 등 부대 행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비용은 전액 추진위원단이 부담한다. 거북선 수송과 보험 가입, 각종 문화공연과 제반시설 설치 비용 등에 총 33억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거북선의 무상대여와 관리 등에 필요한 인력 3명에 대한 체재비 5천여 만 원을 부담한다.

통영시 관계자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관광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