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가구 263명이 사는 산양읍 세포마을이 ‘농어촌 체험·휴양마을’ 로 지정됐다.
통영시는 27일 세포마을을 농어촌 체험·휴양마을로 지정해 현판식과 함께 관광객몰이에 나섰다.
세포마을은 행정구역상 통영시 산양읍 남평리에 속한 행정마을로 세포 본마을, 무덤골, 한길, 소똥박골 등 4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930~1970 옹기쟁이, 삿갓쟁이, 통쟁이, 양복쟁이, 기와공장, 나전칠기, 대장간, 솜털집, 땜쟁이, 챙이(키)쟁이, 갓쟁이, 소반쟁이 등 수많은 장인들이 작업을 했던 장인마을이기도 하다.
시는 농촌문화․휴양마을 운영을 통한 도․농 교류 활성화 및 농어촌 소득증대로 지역간 균형발전 도모를 위해 주차장과 공동화장실을 신축하고, 주민소득 창출을 위해 나무시장과 주말농장, 유료낚시터 운영안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다.
□ 마을의 명소
○ '가는 이 고개' 의 전설
산양읍과 미수1동의 옛 미오지(美吾之)마을을 경계 짓는 고개를「가는이 고개(세포고개)라 일컫는다. 원래 옛 통제영과 당포만호영(唐浦萬戶營)을 잇는 육로 중간에 위치한 이 고갯길은 인가와 멀리 떨어진 외딴 산기슭의 우거진 솔 숲 사이로 통했다.
통영 땅에 방두수라는 날건달이 살고 있었는데 처와 아들 하나를 뒀으나 기생방과 투전판을 제집 드나들 듯 할 뿐 가정은 통 돌보질 않았다. 두수는 원래 부모로부터 꽤 많은 유산을 받았으나 모두 주색잡기에 날려버리고 오두막집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두수는 산에서 나무를 해다 팔아 근근이 살았는데 그나마도 힘을 쓰지 않고 오히려 아내가 온종일 해다 놓은 나무를 갖다 팔아서 술을 마시기가 일쑤였고 갈수록 술주정도 심해졌다. 두수의 아내는 본시가 착한 성품이라 남편의 술버릇을 탓하지 않고 지성으로 공경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걸핏하면 손찌검을 했으며 그날도 유순한 아내를 때리고 행패를 부린 후 집을 뛰쳐나가고 말았다.
동구 밖의 주막집에는 얼마 전 어느 대감댁 소실로 하인과 부정한 짓을 저지르다가 들켜서 도망 온 생김새 반반한 과부 하나가 있었다. 두수는 비틀거리며 그 과부집으로 향했다.
집에서는 그처럼 폭군노릇을 하던 두수이건만 과부 앞에서는 그저 비굴하기만 하여 비위 맞추기만 힘쓰고 끝내는 과부의 앙탈에 처를 죽이고 함께 살 것을 모의하였다. 여자의 색정에 노예가 되어버린 두수는 이미 인간 아닌 야수가 되어버렸다.
이튿날 새벽 두수가 집에 돌아왔을 때 그의 아내는 기다리다 지쳐 쓰러져 자고 있었다. 그런 아내를 본 두수는 「저 여편네만 아니면 과부와 한 평생을 재미나게 살 수 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두수는 그만 눈이 뒤집혀 옆에 있던 다듬잇돌을 들어 힘껏 내리쳤다. 아내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숨이 끊어지고 말았으며 두수는 황급히 아내의 시체를 부엌바닥에 묻고는 그 길로 주막집 과부와 아들을 데리고 그 집을 떠나버려 오두막집은 완전히 폐가가 되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궂은비가 내리던 어느 날 한 밤중에 술에 취한 한 청년이 그 집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난데없이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청년이 집안에 들어섰더니 온통 피투성이가 된 여인이 “사람 좀 살려줘요”하며 손짓하여 그만 혼절해 버리고 말았다. 그 뒤에도 비오는 날이면 그 집에서 종종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 아무도 그 집 앞을 얼씬거리지 않았다. 한참 뒤 아랫마을에 사는 담 큰 한 젊은이가 그 집에는 반드시 무슨 곡절이 있을 것이라면서 비오는 날에 그 집 앞에서 여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리자 젊은이는 집에 들어섰다. 여인은 남편과 술집 과부의 얘기를 모두 털어놓으면서 부엌바닥에 묻혀 있는 자신의 시체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 줄 것을 당부하였다. 젊은이는 소원대로 해주겠노라 약속을 했고 그 이튿날 부엌바닥에서 여인의 시체를 파낸 후 뒷산 고개 넘어 양지바른 곳을 골라 묻어줬다.
그로부터 사람들은 그 고개를 지날 때면 돌을 던지고 「가는 이 잘 가시오」라 하며 지나가게 되었고 이런 연유로 고개 이름을 「가는 이 고개」라고 불러오고 있다.
○ 유인 월성 정씨 영세 불망비
- 위 치 : 통영시 산양읍 남평리 남평리 1225-11번지 지금으로부터 대략 200여 년 전의 일이다. 당시 이곳 해안 어민들은 용동궁(龍洞宮)에 진상하는 과다한 공물로 인해 그 고생스러움이 여간 아니었다.
특히 전복의 수탈은 극에 달했는데 도장(導掌)들이 현지에 나와 턱없이 많은 수량을 나라에 바칠 것을 강요하고는 그 대부분을 빼돌려 착복한 때문이었다. 어민들은 통제영 관아에 찾아가 억울한 사정을 매번 하소연했으나 왕실의 벼슬아치인지라 통제사도 어찌할 수 없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결국 이러한 이웃 주민들의 딱한 사정을 보다 못한 이 고장 탁성찬(卓成贊)의 아내 정씨(鄭氏)부인은 나이 70세 가까운 고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임금에게 고하기 위해 아들 봉익(鳳翼)을 데리고 무려 천리 길을 걸어 한양에 도착하긴 했으나 미천한 신분의 시골 할미가 임금님을 직접 알현하기는 도저히 불가능했다.
거리에서 걸식을 하며 그 방도를 꾀하던 중 어느 날 때마침 임금이 행차하는 길가에 엎드려 기다렸다가 긴 행렬이 지나가고 드디어 어가가 그녀의 앞에 이르렀을 때였다. 용기를 내어 품속에 숨겨 지니고 있던 꽹과리를 얼른 꺼내어 크게 울리면서 통영 고을의 해안 백성들이 과다한 전복의 진상과 더불어 도장배들의 횡포로 인해 심한 고초를 겪고 있음을 임금님께 소상히 아뢰었다.
이렇게 하여 결국 이 고장 어민들이 다시 삶을 보전하는 혜택을 입게 되었던 것이다. 마을 주민들이 그의 은덕을 영원토록 잊지 않기 위해 헌종4년(1838)「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를 세웠다. 비문은 탁치오가 짓고 이치규가 썼다.
○ 마을 공동우물
이 공동우물은 1970 ~1980까지 우리 마을의 주요 식수원이었다. 마을 아낙네들은 살기 힘겨웠던 시절 이 우물에서 마을의 이런 저런 정보를 듣기도 하고 또 괴롭고 힘들었던 가정사를 털어놓고 이야기함으로써 서로 위로격려하며 살았다.
이후 마을 공동 간이상상도가 설치되어 각 가정마다 수도꼭지를 통해 샘물이 공급되면서 그 기능을 상실하고 먼지만 덮어쓰고 있었다. 최근 색깔 있는 마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옛 것을 복원하고 보존한다는 차원에서 옛 모습으로 복원․정비하였다.
○ 공동빨래터
이곳은 우리 마을 공동빨래터로 공동우물과 함께 옛 우리 마을의 정서를 대변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당초에는 자연석 등으로 운치가 있던 빨래터였는데 1970년대 새마을 운동바람이 불던 시절 시멘트로 바뀌었다.
물이 귀하고 세탁기가 없었던 시절 삼삼오오 이곳에 모여 빨래를 하는 아낙네들의 모습은 박수근의 ‘빨래터’풍경과 너무 흡사하였다. 색깔이 있는 마을사업의 일환으로 다시 정비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 마을당산(산제터)
이곳은 매년 섣달 그믐날 밤부터 다음 해 정월 초하루 새벽까지 마을의 안녕과 풍농․ 풍어를 비는 당제를 지냈던 산제터이다. 주변은 마을 공동 소유의 산으로 수령 200년 이상 된 아름드리 도토리나무가 즐비하다.
그 해 제주로 지정된 사람은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여 당제를 주관하였다. 누구라도 이 시기에 산기가 있는 산모는 다른 마을로 피해야 했고 가축을 잡는 등 조금이라도 부정한 일은 용납되지 않았다.
정월 초하룻날 마을 주민들은 한 집도 빠짐없이 정성껏 마련한 밥상을 들고 나와 제사를 지내는 등 그 제의가 어느 마을 못지않게 엄격하였다. 1990년 후반 들어오면서 산업사회사 급격히 발달하면서 차츰 관심이 적어지더니 급기야 그 풍습마저도 사라진지 오래이다.
○ 옹기골
이곳은 옛날 김봉춘이 옹기를 굽던 옹기가마가 있던 곳이다. 옹기는 우리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친환경 그릇이다.
그 옛날 장독을 비롯하여 각종 그릇들은 대부분은 황토로 굽은 옹기였다. 이곳에서 굽은 옹기는 산양면 관내는 물론 가는개 포구에서 배에 실려 시내나 외지로까지 팔려나갔다.
1940 ~ 1970년대 후반까지 성업하다가 스텐그릇을 비롯해 플라스틱 그릇이 쏟아져 나오면서 사양길로 접어들더니 이마져도 없어지고 지금은 가끔 땅 속에서 삐어져 나오는 옹기 조각들 뿐 옛 모습이라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앞으로 색깔 있는 마을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이 옹기골을 복원할 계획이다.
○ 대장간
이곳은 마을 대장간이 있었던 곳이었으나 최근 위험도로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한 편도 2차선 도로 확포장공사 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1950~ 1990 황명욱은 짐자전거를 타고 산양면 전체를 돌면서 연장을 주문받아 수리를 하고 또 배달까지 해주는 고객 감동 눈높이 서비스를 몸소 실천하던 장인이었다.
이후 각종 연장들이 공장에서 대량으로 제작되어 판매됨으로써 경쟁에서 버티지 못하고 차츰 쇠퇴해지다가 그 마저 없어지고 말았다. 통영시내 그 많던 대장간이 거의 다 없어지고 현재 남은 대장간은 한두 군데로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마져도 곧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 화가 김형근 살던 집
이곳은 해리 김형근 화백이 어린 시절 잠깐 살던 집이다. 은백색의 화가로 불리는 화백은 1930년 한의사 아버지의 외아들로 통영에서 출생하였다.
1970년 '과녁'이라는 작품을 통해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제8회 오지호 미술상을 수상하였다. 수도여자사범대학 교수를 역임한 뒤 대한민국 국전 심사위원과 1998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 등을 지냈다.
그가 즐겨 다루는 소재는 토기, 부채, 가마, 함지, 백자, 청자, 소목장 같은 토속적인 소재로 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통영이 낳은 대 작가이다.
○ 삿갓쟁이(삽자리) 집
이곳은 1930 1980 삿갓쟁이 배성모가 삿갓과 삽자리를 만들던 집이다. 배성모는 눈썰미와 손재간이 뛰어나 가는개에서 생산되는 갈대를 채취하여 삿갓과 삽자리를 만들어 팔았다.
삿갓은 옛날 우산이나 우의 대신으로 머리에 쓰던 큰 모자이며 삽자리는 돗자리를 일컫는다. 그 옛날 산양면의 웬만한 부잣집에서는 배영감이 만든 삿갓과 돗자리를 구입했다는 소문이다. 약 10여 년 전 배영감이 돌아간 이후 2차선 도로 확․포장 시 헐리어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 소반쟁이 집
이곳은 1920 ~ 1970 오홍두 ~ 오기영 ~ 오종엽 등 3대가 소반을 만들던 집이다. 소반(小盤)이란 음식을 먹을 때 음식 그릇을 올려놓는 작은 상으로 다리와 판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소반을 만드는 기술 또는 그 장인(匠人)을 일컬어 소반장이라 한다. 소반장은 목재로 세간들을 만드는 소목장(小木匠)에 속한다. 소반은 목가구 중에서 가장 지방적 특색이 짙은 공예품이며 특히‘통영소반’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물건이다.
통영소반의 천판은 타지방에 비하여 단단한 나무인 괴목·느티나무·포구나무 등을 제일로 치고 서민판은 소나무판을 썼다. 통영소반은 문목통판으로 전을 붙이지 않고 통판을 파내어 변죽을 만들었으며 가장 좋은 옻칠로써 문목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였다.
○ 양복쟁이 집
이곳은 1920 ~ 1960 김석수가 양복을 만들던 집이 있었던 곳이다. 당시의 양복점이라고 해 보아야 발틀 하나와 가위가 전부였지만 그래도 그 옛날 이름 있는 날을 기해 예복이 필요할 때는 이 양복점이 꼭 필요했을 것이다. 최근에는 도로굴곡 개선 사업으로 인해 그마져 헐리고 빈 터만 남아 잡초가 무성하다.
○ 기와공장
이곳은 1930~1960 김영욱이 운영하던 기와공장이 있었던 곳이다. 당시에 왜 이곳에 기와공장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가내 수공업 정도의 수준으로 기와를 만들었다고 한다.
주변의 고랫등 같은 기와집의 기와는 거의가 다 이곳에 만든 기와였다고 하니 그의 솜씨를 짐작할 만하다. 최근에도 주변에서 간간히 출토되는 기와 파편은 이곳이 기와공장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 통쟁이집
이곳은 가는개 마을 출신 이모동이 1920 ~ 1960 통을 만들던 곳이다. 통이라 하면 나무토막을 서로 잇대어 붙이고 대나무로 엮어 만든 생활도구이다. 플라스틱 제품이 나오기 전에는 물통, 새우젓통, 똥장군 등은 거의 통쟁이가 만들었다.
옛날에는 통쟁이가 각 마을을 돌며 통을 만들거나 수리했고 공방에서 만든 통을 짊어지고 다니며 팔기도 했다. 여러 곳에 통쟁이들이 있었지만 가는개 이모동이 만든 통을 제일 알아주었다고 한다.
○ 챙이(키)쟁이집
이곳은 1930 ~ 1970 죽세공 이상재가 챙이(키)를 만들던 곳이다. 챙이(키)는 곡식 따위를 까불러 쭉정이나 티끌을 골라내는 도구이다.
키버들이나 대를 납작하게 쪼개어 앞은 넓고 평평하게 뒤는 좁고 우긋하게 엮어 만드는 것으로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다. 1970년 이후 풍로가 나오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었으나 요즘도 시골에 가면 할머니들이 이 챙이를 사용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시골집의 흙담에 걸어둔 챙이의 모습은 우리에게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 솜털집
이곳은 가는개 사람 강상봉이 1920 ~ 1960 목화로 솜을 타기도 하고 부채를 만들던 집이다. 나일론 이불이 나오기 전에는 거의 모든 이불과 옷 등은 무명천에 솜을 넣어 만들었다. 추운 겨울을 대비할 때나 결혼을 앞두고 집에서 아녀자들이 솜이불을 장만하던 광경은 흔히 있었던 풍경이었다.
○ 양태쟁이 집
이곳은 구한말부터 해방 전까지 양태쟁이 신평조가 양태를 만들던 집이다. 양태장은 조선시대 상의원(尙衣院)에 속하여 갓양태를 만드는 일을 맡아 하던 사람이다.
“통영갓은 경남 통영 지방에서 만든 갓 또는 그런 양식으로 만든 갓으로 품질이 좋고 테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라고 표준어국어대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유명한 의관의 하나였다.
18세기 말 통제영 십이공방은 상호 분업 및 협업체제로의 변화에 따라 신평조가 만든 양태는 통제영의 입자방에 납품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소달구지 집
이곳은 1950 ~ 1990 가는개 이억조가 소달구지를 만들던 집이다.
지게가 운송 수단을 대신하던 시절 소달구지의 출현은 혁명적이었다. 소달구지는 주로 대농이나 방앗간을 경영하는 부자들이 쓰던 운송 수단이었다.
소달구지를 끄는 황소와 소달구지가 있어야 하므로 이는 부의 상징이었다. 1980~1990 경 경운기의 등장으로 차츰 사라지고 말았지만 만추의 들녘을 지나는 소달구지의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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