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 가을 바람 솔솔~ 불어오고~~~ 아싸~ '-')v

오늘 운영자가 찾은 곳은 다름 아닌 통영의 제일봉(?) 미륵산이다. 미륵산은 통영 미륵도에 위치한 큰 산으로 그 봉오리는 통영시내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앞서 방문한 충렬사나 착량묘에서는 물론, 통영의 모든 명소에서 미륵산은 보인다.

해발 461m로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지만 날씨가 맑고 청명한 날에 그 꼭대기에 오르면 한 눈에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저 멀리 일본 대마도까지 보인다고 하니 통영의 당당한 버팀목으로 손색이 가히 없다. 그 경치의 아름다움 또한 인정을 받아서 한국 100대 명산에 그 이름이 당당하게 올라가 있는 명산이다.

우선 버스를 타고 가는 길.. 오늘은 어머니랑 동행을 했던터라 택시를 탈까도 했지만 통영시내는 버스만 타면 여기저기 다 다니므로, 그리고 어머니께서 그냥 버스를 타고 가시길 원해 버스에 올랐다. 통영 중앙시장을 지나, 서호시장을 지나면 도천동,,,, 조금 더 가면 구름다리를 건넌다.

저 멀리 보이는 통영바다가 정말 아름답다. 마침 배 한 척이 그림이라도 그리듯 가을 쪽빛 바다위에 하얀 파도를 그리며 구름다리 밑을 지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고장인가...'-')/

감탄도 잠시.. 버스는 이미 용화사광장에 도달했다. 버스 종점이므로 많은 이들이 우르르 내렸다.(많이라고 해봤자 4명이 전부였다. ㅡㅡa )

우선 용화사 광장에 내리면 바로 앞에 큰 돌무덤이 우뚝 자리잡고 있는데.. 정말 궁금하다. 이건 무덤일까? 아니면 많은 이들이 그들의 소망을 담아 올려놓은 돌탑일까.. 하튼 그 돌탑을 기준으로 좌우 두개의 등산로가 있다.

어디를 갈까 하는데.. 어머니께서 좌측길을 앞서 가시고 계셨다. 쫓아갈 밖에.. ㅡㅡ;;

가다가 마실 요량으로 생수를 한병 사서 어머니 뒤를 따랐다..(약수가 있는데 왜 그걸 샀냐며 어머니에게 핀잔을 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왜 샀을까... ㅡㅡ;;) 오래 간만에 올라온 산길이라 그런지 초반부터 숨이 찼다. (헥헥... )

용화사 산길을 어릴 쩍 그 얼마나 많이 올랐던가..? 어릴 쩍에 통영시내 초등학교 봄소풍 코스는 딱 정해져 있었다. 바로 여기.. 용화산이다.^^a (미륵산을 다른 이름으로 용화산이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이 산에 고찰 용화사가 있어 그렇게 부른다고도 하고, 또 이 산은 미륵존불(彌勒尊佛)이 당래(當來)에 강림하실 용화회상(龍華會上)이라 해서 미륵산이라고 하고 용화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기 용화산(운영자는 개인적으로 용화산이라는 이름이 더 친근하다.)을 오를 때마다 그 생각에 매년 갔던 소풍 장소에 이르면 피식하고 옛생각에 웃음이 난다. 매 봄 소풍마다 점심시간이 가까와오면 김밥을 싸온 어머니를 찾아서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으며 어머니 또한 아들을 찾느라고 이 반 저반을 둘러보다가 마침 두 모자가 상봉(?)하게 되면 나중에 점심시간이 되면 정해진 장소로 오라고 약속을 한다. ^^ (다른 지역 소풍도 그러리라.. 아 그 때 먹은 김밥은 정말 맛있었는데.... )

추억은 방울방울~~~ 올라가는 길에... 소나무에 솔방울이 방울방울~~~ 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라 조금 험하지만 역시 산길은 돌맹이에 흙길이 제맛이다. 앞서 가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는 흙먼지에 흙냄새를 느끼며.. 어머니와 함께 나란히 걸었다.

여기 저기...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소망을 담아 쌓아 놓은 작은 돌탑들이 옹기종기... 눈에 띈다. 나도 얼른 돌 하나를 주워서 그 돌탑에 올려놓고 소망하나를 빌어 놓았다.

한참을 갔을까.. 저 멀리 작은 절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어머니께서는 작은 절이라고 하셨는데 아마도 큰 절은 따로 있나보다. 역시 산사는 조용했다. 가끔 약수를 마시러 오는 방문객을 빼고는 가을 약한 바람에.. 차릉 차릉 울리는 풍경소리만이... ...

가을 날씨라 약간 차가운 약수 한 모금을 들이키고 입을 쓰윽 닦는데.. 절 입구 좌측으로, 담 너머 멀리 통영시내가 나뭇가지에 가려 아련거렸다. 신선한 산 바람에.. 통영의 풍경도 그지없이 신선해 보였다.

그 시선을 위로 올려 하늘을 바라봤다. 푸른 청에 맑은 명이렸다...... 청.명. 그 자체였다. 누가 티라도 하나 떨어뜨리면 파르르르르... 물결을 일으키며 울렁거릴 듯...

'네가 봄인 줄 알고 피었더냐..?' 절 입구 바로 옆에 한 그루 동백나무가 쌀쌀한 가을 날씨에도 불구하고 빠알간 동백꽃 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아.. 동백은 가을에 꽃을 피우나..? 하며 어머니께 물어보려 했는데 어머닌 법당안으로 들어가셔서 절을 하고 계셨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저 멀리 연못하나가 있다. 흐릿한 물에 고기가 있으랴 했지만 작은 물고기들이 사람을 알아챘으면 얼른 도망갈 일이지.. 먹이라도 얻을 요량인가...... 하나 둘 더 모여들었다. 그러나 먹이는 없다... ㅡㅡ;;;

다시 절을 나와 그 입구 계단에 서서 멀리서 올라오는 몇몇 등산객을 바라봤다. 멀리 있어 작아보였지만 빨간옷을 입은 탓일까.. 산 색깔(?)과는 달라 눈에 확연히 띄였다.

이제 어디로 갈까.. 하는데 역시 어머니께서 이미 저 멀리 발걸음을 산길로 옮기고 계셨다.

'같이 가지~~~~~~~요~~'

작은 오솔길 같은데를 들어섰다. 이 길로 가면 관음사 큰 절로 통한다고 하셨다. 산길은 어느 누가 제일 먼저 만들었을까... 원래는 길이 없었을텐데.. 누군가가 여길제일 먼저 걸었으며... 그 다음 또 누군가가... 또 누군가.. 그렇게 산길은 만들어졌으려나... 이제는 미끄러지지 말라고 통나무도 제법 단단하게 심어져 있다.

그 길을 따라 걸어가면 큰 나무들 기둥 사이사이로 통영시내가 휠끗휠끗 보였다. 역시나 가을의 통영 앞바다는 쪽빛으로 통영시 안에 다소곳이 안겨 있었다.

"여기가 큰절아이가~" "네? 네에~"

어머니께서 절 모양 담벼락이 보일라할 쯤에 한 말씀(?)하셨다. 그런데 여긴 절이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탓일까.. 깊은 산속 산사의 그러한 운치는 조금 없는 듯 했다. 많은 조형물로 치장이 되었고, 너무나 화려한 현대식 구조물들도 한둘 눈에 띄였다. 등산로 한 가운데 위치해서 그런지 많은 등산객들이 여기저기 서서 절 구경(?)을 하고 있었다.

여기서도 약수 한모금으로 목을 적시고 다시 저어~ 산 꼭대기를 쓰윽 바로본 후 그기로 향하는 사람들을 등지고 우리는 산을 내려와야 했다. 관절염이 있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산 꼭대기까지 갈 수는 없을 듯 했기 때문이다. 다음에 친구랑 둘이서 미륵산 꼭대기에 올라 가보리라.. 생각하며 미륵산을 내려오는 길..

내려오는 길은 올라갔던 길하고는 달리 앞서 말한 또 다른 입구로 나왔다. 산책로로서는 정말 좋은 듯한 길이 쭈욱 펼쳐졌는데.. 어릴 땐 가끔 이 길 가운데에서 멀뚱멀뚱 눈을 뜨고 앉아 있는 다람쥐를 자주 목격하곤 했다.

다시 용화사 광장에 이르면 언제나처럼 지금 막 산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여기 저기 앉아 휴식을 취하며 이야길 나누고 있다.

통영 사람들의 멋진 휴식처 미륵산을 이 작은 카메라에 모두 담을 수도 없지만 다 담지 않았다. 역시 여행이라는 건 직접 가서 보고 느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직접 미륵산 산줄기를 휘돌아 나오는 약수를 마셔봐야 하고, 직접 미륵산 꼭대기에 올라 눈앞에 펼치지는 한려수도의 장관을 봐야만 하는 것이리라............

통영을 느끼고 싶다면 미륵산으로 가라.. 그 곳에 통영의 큰(?) 느낌이 있다.

통영민박넷 운영자 올림. 2003년 11월 말.. 통영민박넷 (본 게시물은 통영민박넷에서 자체 제작하고 촬영하였으므로 무단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