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가을은 이래서 좋다. 너무 서둘러 찾아오지 않고 너무 서둘러 가버리지도 않는다. 언제나처럼 은근히 와 있는 통영의 가을, 그 가을이 은근히 가버리기 전에 한번은 그려봐야 되지 않나 싶어.. 오늘도 들썩이는 어깨를 이기지 못하고 카메라를 차고 길을 나섰다.


저번처럼 길모르고 저 멀리 평림동까지 가서 고생한 것이 잊혀지지 않아 이번에는 가까운, 아주 가까운 통영시 남망산으로 향했다.

필자는 통영민박넷 게시판에 항상 통영여행지를 질문하는 분들에게 제일 처음 코스로 지금 가고 있는 이 남망산 공원을 아껴 추천해준다.

정말이지 통영 남망산만큼 통영시 앞바다와 통영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은 없는 듯하다.

물론 조각전도 있고 아름답게 꾸며진 잔디밭과 조경수들이 있다지만.. 그 뒤로 보이는 통영의 푸른 바다 물결과 통영 시내 전경만큼 아름답다 느껴지는 건 드물듯 .. ^__^

하튼.. 가는 길은 의외로 쉽다. 통영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터보자면 시외버스터미널 건물을 등지고 바로 앞 길을 건너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되는데 거의 모든 버스가 남망산 방면으로 간다.

그리곤 항남동.. 데파트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그리고 강구안, 일명 문화의 거리로 발길을 돌리면 우선 항남동 앞바다, 그 항남항구에 묶인 배들..

그 뒤로 저 멀리 조그마한 언덕(?)같은 산이 보이는데 그곳이 바로 남망산이다. 공원으로 조성되었기때문에 통영사람들은 남망산공원이라고들 한다.

배가 고프다면 바로 옆 충무김밥 거리에서 김밥을 한접시 하고서 길을 재촉해도 좋을 듯 싶다. 필자도 그러고 싶지만 혼자가는 길이라 .. 혼자 먹는 밥은 싫다. ^__^

우측으로 항남바다를 끼고 시선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남망산을 향해 둔다. 가끔 항남항 바다위로 날으는 갈매기의 울음소리에.. 하늘을 가르며 내려째는 햇빛을 한손으로 가리고 갈매기를 따라 시선을 옮기기도 하면서~

보면.. 어느새 남망산 정문앞이다. 정문이라 거창하게 뭔가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평길과 까꼬막(언덕 - 통영사투리)의 구분정도가 다다. ^__^;; 그럼.........! 올.라.가.자.

올라가는 길은 필자가 어릴때 걸어 올라가던 그 때의 그 느낌, 그대로이다.

화가 이중섭이 이 남망산 올라가는 길을 그림으로 그려놓은 것을 몇일전에 우연히 본 듯 하다. 그 땐 흙길이였으리라.. 그 그림에서 길 색깔이 황토색이였다. ^__^

그러나 지금은 깔끔(?)하게 아스팔트를 깔아놓았다. 올라가는 길에.. 잊으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면~ 중간쯤 왔을 때 우측 담장너머로 통영시 항남항 풍경을 살며시 바라보는 것이다. 아름답다. 내 고향 통영.. ^__^





거의 올라가면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게 좌측 시민문화회관 건물인데.. 화강암 건물이 우뚝한게.. 조금 필자 개인이 볼땐 정감이 안간다. -_-;; 그러나 우측으로 고갤 돌리면 정말 좋다!!

가을의 통영 바다 색깔은 예상대로 짙은 남색.. 쪽빛.. 그대로 였다. 그 위로 부서지는 햇빛의 조각조각들.. 그 조각을 헤치고 오늘도 괘기(물고기-통영사투리) 잡으러 오가는 통통배들..

저 멀리 보이는 통영운하,, 충무교,, 그 뒤로 통영대교.. 정면으로 고갤 돌리면 세계조각공원이 있는데 너무 기대를 하면 또 너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천천히 그 조각들 사이를 걷노라면 프랑스의.. 몽마르뜨 언덕의 그 낭만을 느낄수 있을지도....~~ ^__^





조각품들마다 제각각 라벨과 설명이 있는데 작가들 이름은 하나같이 모르는 사람들이다. 뭔가를 말하려 했다는 건.. 설명문에 있어 읽어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

조각공원 위로 통영오광대 전수관(?)이 있는데 옆에 커피 자판기가 있어 하나 빼들고 그 마당에 있는 벽돌벤치에 앉아 멍하니 바다를 한동안 바라봤다. 옆에 한둘.. 다른 사람들도 제각기.. 제 생각으로.. 같이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다시 시민회관 건물을 한번 올려다보고 우측으로 가던 길을 가면.. 우측,, 모르고 그냥 가다보면 지나칠 수도 있는 곳에 유치환 시인의 시비가 있다. 요즘 한창 유치환시인의 친일행적에 말이 많던데.. 그래서였던가.. 괜히 예전같은 정감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또 계속 코스(?)길로 가면.. 우측으로 탁트인 전망이 있는데.. 몇몇 조각작품이 있고.. 잔디밭이 있어 잠시 앉았다. 저 멀리 바다 건너 도남동 마리나콘도와 충무관광호텔 건물이 보인다. 바로 앞에 조그마한 공주섬이.. 아마도 한산도행 카페리일듯.. 한 배를 옆으로 스쳐지나보내고 있었다.

이 번 봄에도 여기서 저 카페리가.. 오가는 것을 본 듯 한데.. 그 땐 바로 앞 벚나무에서 하얀 벚꽃들이 너무나도 만발했던 기억이 잠시..











아름다운 바다, 통영바다, 오가는 배들. 건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말할때 웬지 어울리지 않는 조선소의 시설물들도 통영의 바다 한가운데에서는 웬지 잘 어울리는 듯 보이는 건 또 왜인지.. 바다 건너 신아조선소도 통영바다의 한 모퉁이련가..














또 가던 길을 계속 가면 이제 저 길 바로 너머 조그마한 산장(?) 같은 게 있는데 가까이 가보면 매점정도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자고 갈수도 있다고 한다. 게토레이 하나를 사서 바로 옆 의자가 있어 앉아 마셨다.

바다로 시선을 두었는데 바로 앞 나무들이 웃자라서.. 시야를 약간 가렸다. 필자가 학교 다닐 때 여기서 친구들과 이야길 나눴던 ,, 그 땐 전망이 너무 좋았는데..

이제 계단을 올라가야 간다. 긴 계단도 아니기에 한숨에 올라가면 우측으로 식수대가 있고 좌측으로 정자 하나가 서 있고 더 쭈욱 올라가면 드디어 남망산의 정상이다.

산이라 칭하는 곳 치고는 정상이 너무 아쉽다. 조금 더 안 올라가나... ^__^





정상에 오르면~! 바로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이순신 장군 동상이다. 성웅 이순신 장군, 그가 있어 오늘날의 우리나라가 있는 것이 아니였던가.. 오늘도 이순신 장군은 왜놈들이 쳐들어오나 안 오나를 살피기 위해 이렇게 불철주야 경비를 서고 계시는 것이다.

그 시선 또한 대마도를 향한다 하니.. 필자가 잠시 묵례 후 가까이 가서 살펴본바... 강한 햇빛때문에.. 잘 안 보인다.. ^__^










정상에는 벤치가 있는데.. 가족나들이, 연인들이 .. 앉아 화창한 가을, 통영을 즐기고 있었다. 내려오면.. 정자가 눈에 띄는 데 안 올라가보면 또 섭섭하다. 올라가보면 정말 좋다.

그 전망이란 것이 지금까지 남망산 올라오면서 본 전망중에는 최고인 듯 하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지만.. 강한 역광에 몇 컷 찍고 말았다.














정자 우측으로 난 샛길로 빠지면.. 좋은 산책로인데 바로 앞 좁은 광장에는 이순신 장군의 명시~! 한산섬 달 밝은 밤에.. 라는 시비가 있다.
















그리고 계속 가면 나무터널(?)로 된 길이 나오는데, 이런 곳에 정말이지 연인과 함께 걸어야 제맛이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 길로 계속 길을 재촉하면 시민문화회관이 뒷모습을 보이며 남망산 코스의 끝임을 알려준다. 다시 한번 보이는 항남동 앞바다는 필자가 남망산을 한바퀴 돌고 나왔음을 확인시켜준다.













내리막길을 툭 툭 걸으며 내려오는 길은 언제나처럼 오늘도 아쉽다. 뭔가가.. 어릴 때, 초등학교 다닐때, 한산대첩축제 사생대회에서 물감을 녹여서... 그 대회를 망쳐버린 그 생각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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