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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5-3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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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0,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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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을 가로지르는 통영운하를 사이에 두고 통영반도와 미륵도가 마주하고 있는데...
이 둘을 연결해 주는 2개의 다리가 있다.
하나는 최근에 생긴 다리로 통영대교라 명명지어진 다린데.. 최근에 지어진만큼 튼실하고..
철강구조물로 보기좋게.. 꾸며져 있다. 차선도 넓어.. 차들이 붕붕 달린다.
다른 하나는 필자의 기억에는 구름다리로 남아 있는.. 충무교이다.
행정명칭이 충무교인듯 한데.. 필자는 구름다리 또는 구름다리의 한자식 표현인 운하교가 더 친근하다.
어릴쩍엔 운하교를 걸어서 가질 못했다. 특히 바람이 쌩쌩 부는 날엔.. 꼬맹이가 혼자서 걸어갈 엄두가 안 났다. 실제 큰 차들이 지나가면 다리가 흔들흔들 하는게.. 꽤 짜릿하다. 지금도 짜릿하다.
고등학교 다닐 때 야자를 끝내면 어떤 애들은.. 해저터널로, 어떤 애들은 이 운하교를 건너 집으로 가곤 했다. 필자는 운하교를 건너곤 했는데.. 그 중간에 서면 밤 야경이 정말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구름다리의 미륵도 입구에 이승복동상이 하나 있었는데 지금은 철거되고 없다.
어릴 쩍 우리(?)들에겐 하나의 전설(?)이 있었는데.. 이는 바로 어디서나 있던 이 다리를 지나가다 이승복상이 눈에 들어오면 이승복동상과 같은 포즈를 취하고 동상이 시야에서 없어질 때까지 그 동상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 동상이 밤에.. 나타나서.. 해코지를 한다고..
그건 하나의 철칙이였다.
그래서 필자도 어릴 쩍 그 철칙을 꽤 준수(?)했는데.. 걸어서 갈 때는 당연히 그렇게 했으며 버스를 타고 가더라도.. 미륵도에서 버스가 운하교를 지날 쯤엔 항상 .. 버스안에서도 손을 번쩍 들어 선서포즈를 취하고 이승복동상을 정면으로 보기위해 차가 달리는 속도에 맞춰 빙그르르 돌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바보같은 포즈일 듯 하다. 하지만 어린 우리에겐 하나의 의식과도 같은 것이였고 나라를 위해 죽은 이승복님에 대한 하나의 존경의 표시이기도 했다.
나만 그렇게 하진 않았던 듯.. 버스안에는 몇몇 소년들이 나와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기에 그다지 .. 속된말로 쪽팔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동상들은 과거의 잔재라 해서.. 철거된지 오래고 지금 그 곳은 그냥 공터로 남아 있는데..
이제 차를 몰고 미륵도에서 운하교를 지날 때면.. 왼손으로 핸들을 잡고 오른 손을 번쩍 들어 텅빈 동상 자리를 향해.. 가끔 어린시절 그 의식을 치르곤 한다. ㅎㅎㅎㅎㅎㅎㅎ
그러면.. 저 멀리 .. 통영운하를 높이 날던 갈매기 한놈만이.. 끼룩 끼룩 필자를 비웃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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